머리말 지난 5월 5일 미얀마를 휩쓴 사이클론 나르기스(Nargis)로 인해 사망자만 2만 2천명에 육박하고 실종자와 부상자를 합하면 총 인명피해는 6만 3천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2004년 12만명의 인명피해를 낸 쓰나미에 버금갈 만큼 피해현장은 처참하다고 한다.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으로 인해 재난은 어느 새 두렵지만 익숙한 존재로 우리의 삶에 다가오고 있는 듯하다. 우리나라는 거의 매년 대규모 자연재난과 크고 작은 인적 재난들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인명피해와 재산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그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대규모 재난만 해도 1993년의 ‘아시아나항공기 목포 추락사고’와 ‘서해 페리호 침몰사고’, 1994년의 ‘성수대교 붕괴사고’, 1995년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1996년의 ‘화성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 2002년의 태풍 ‘루사’, 2003년의 태풍 ‘매미’, 2003년의 ‘대구지하철 참사’, 그리고 지난해 태안에서 발생한 초유의 유류유출사고 등 이루 헤아리기조차 어렵다. 이 중 2003년 경남 마산에서 참변을 일으킨 태풍 ‘매미’와 관련된 일화는 재난관리서비스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된다. 태풍 ‘매미’가 마산에서 큰 재난을 일으키기 하루 전 오키나와를 강타하였다. 당시 최대 순간 풍속은 마산에서보다 두 배인 초속 74.1m로 고속열차가 시속 270km로 질주하는 엄청난 속도였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 엄청난 폭풍 속에서 사망자는 단 1명뿐이었다. 그것도 그의 사망 원인은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이 아닌 평소 지병이 악화돼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태풍 매미가 오키나와섬에 남긴 피해액은 53억엔으로 우리 돈으로 530억원 정도였다. 이에 비해 태풍 매미로 인한 우리의 인명피해는 130명이었으며, 재산피해는 6조원을 넘어섰다. 태풍의 위력이 우리보다 훨씬 더 강력했는데도 불구하고 일본에서는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훨씬 적었던 것이다. 이는 사전에 재난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재난에 대비한 사전적 재난관리서비스가 선진국에 비해 매우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재난은 사전에 미리 대비하고 예방할 경우 태풍 ‘매미’를 맞은 일본의 경우처럼 그 피해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으로 인해 해가 갈수록 재난의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예상 피해규모에 맞추어 재난을 사전에 관리한다고 하더라고 그 이상의 재난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2004년 인도네시아 지진해일과 2001년 9·11테러가 그 예이다. 이와 더불어 재난 피해자에 대한 구호서비스 역시 중요한 재난관리서비스로 여겨진다. 이와 같이 재난관리서비스는 사전예방 차원과 사후조치 차원으로 나눌 수 있으며 각각에 해당하는 서비스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상세하고 구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재민은 물론 재난관리서비스를 제공한 정부, 자원봉사자 그리고 그 외의 여러 협력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다양한 시각에서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재난관리서비스는 다분히 공급자 중심의 관점에서 다루어지고 제공되어 왔다. 때문에 재난현장에 참여하는 많은 주체들이 자신들의 입장에서는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하여도 결과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아비규환의 현장에서는 피해자의 생명을 구하는 일보다 자신에게 책임이 전가될까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는 서글픈 현실이 펼쳐지곤 한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다양한 주체들이 재난현장에서 경험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모든 것들을 심층적으로 탐색하고 관찰함으로써 재난관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보고자 하였다. 이는 누구의 책임이 아닌, 누구나 노력했지만 부딪칠 수밖에 없었던 문제점들을 서로 다른 다양한 수요자의 관점에서 분석해 봄으로써 통합적 관점에서 재난관리서비스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방안을 모색해 보는 것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집필과정에서 저자들은 함께 깊은 고민과 토론을 거치고 현장에서 묵묵히 주어진 업무를 수행해 온 실무자들은 물론 재난현장에서 삶의 고단함을 겪어온 이재민들과도 함께 고민을 나누었음을 밝히고, 이 자리를 빌어 연구에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공저의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 많은 도움을 준 희망제작소 재난관리연구소의 최희천, 이주호 연구원, 충북대학교 오아름, 송유진 원생에게 저자들은 감사의 뜻을 표한다. 더불어 저자들은 이 책이 지향하고 있는 수요자 중심 관점에서의 재난관리 연구에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희망제작소 박원순 상임이사님과 이 책의 출간을 독려해 주신 대영문화사 임춘환 사장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모쪼록 우리 저자들은 이 작은 노력의 결실이 재난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이재민들의 삶에 작은 안식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재난관리에 여념이 없는 모든 분들과 재난관리에 대해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는 연구자들에게 이 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2009년 1월 공저자를 대신하여 유현정 씀 차 례 제1편 재난을 바라보는 시선의 재구성 제1장 정치와 조직 19 1. 재난의 정치 의제화/19 2. 조직된 재난의 정치/24 제2장 문화와 정보 29 1. 재난의 문화사회학적 구성/29 2. 재난문화의 정보 비대칭/33 제3장 책임과 접근의 변화 40 1. 책임 지우기와 책임수용/40 2. 재난관리 접근의 변화 시도/45 제2편 시선의 전환: 공급자에서 수요자로 제4장 재난의 변화 51 1. 재난현황과 복합재난의 출현/51 2. 접근 방식의 변화/59 제5장 수요자 관점의 대두 63 1. 갭(gap)의 유형과 특징/63 2. 수요자 관점의 정의/77 제3편 외국의 시스템과 기능분석 제6장 미 국 86 1. 미국의 재난관리 체계/86 2. 미국의 재난관리 실태/88
제7장 일 본 94 1. 일본의 재난관리 체계/94 2. 일본의 재난관리 실태/96 제8장 영 국 104 1. 영국의 재난관리 체계/105 2. 영국의 재난관리 실태/109 제9장 독 일 113 1. 독일의 재난관리 체계/113 2. 독일의 재난관리 실태/115 3. 독일 주정부의 재난관리 실태/126 제4편 한국의 시스템과 기능분석 제10장 부문별 구조와 기능 135 1. 공공 부문의 구조와 기능/135 2. 민간 부문의 구조와 기능/149 3. 부문별 협력유형에 대한 구조와 기능 분석/153
제11장 재난대응에서의 공공 부문의 역할 157 1. 중앙정부 재난대응 기능과 조직별 역할/157 2. 지방자치단체 재난대응 기능과 조직별 역할/162 제5편 재난현장에서 만난 사람들 제12장 중앙정부의 고민 173
제13장 지방정부의 갈등 187 제14장 소방·군의 좌절 198 제15장 자원봉사자와 NGO의 호소 222 제16장 이재민의 탄식 254 제6편 우리 시대 재난관리의 새로운 지평 제17장 시스템 285 1. 현 시스템의 체계성 결여/285 2. 3차원적 시스템 필요/289 제18장 사회와 신뢰 294 1. 기관간의 상호 불신과 이해의 공존/294 2. 지역사회 붕괴/297 제19장 제도와 전망 301 1. 제도의 벽을 넘어/305 2. 이해와 배려를 향해/313 참고 문헌 323 찾아 보기 327 표 차례 저자약력 유현정 성균관대학교(소비자학 박사) 현, 충북대학교 주거환경·소비자학과 교수 이재은 연세대학교(행정학 박사) 현, 충북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노진철 독일 Bielefeld대학교(사회학 박사) 현, 경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김겸훈 한남대학교(행정학 박사) 현, 한남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