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말 옮긴이의 말 개인은 자신의 욕망 충족을 극대화하려고 하지만 그 과정에서 다른 개인에게 외부성(externality)을 야기하게 된다. 이 국면에서 발생하는 외부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검토하는 것이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주제이다. 고든 털럭(Gordon Tullock) 교수는 독자들에게 아주 친밀한 문제 사례들로부터 시작하여 이에 내포된 외부성 문제들을 제기한 후, 나아가 이것이 여하히 해결될 수 있는가를 엄밀하게 반추해 나간다. 외부성은 개인이 시장적 기제로 해결할 수도 있으며, 또 집합체에 의해 해결될 수도 있다. 개인이 이를 해결하는 기제에는 개인 스스로 혹은 다른 개인과의 계약을 이용하는 방식이 포함될 수 있다. 집합체에 의해 이를 해결하는 기제란 것도 반드시 ‘정부’라는 한 차원에 머무르지 않는다. 거기에는 개인들 간의 연합, 정부, 나아가 세계 수준의 정부까지도 포함될 수 있다. 털럭 교수는 난해한 수식이나 복잡한 그래프의 분식 없이 일상적 어투로 하나하나 논리를 전개해 나간다. 그러나 그 서술 안에는 공공선택론의 중요한 논리들이 너무도 평이하게 깔려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대로 길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이전에 쉽게 접근하기가 주저되던 공공선택론의 이론들이 어느덧 자신 속에 스스럼없이 용해되어 있음을 발견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공공선택론적 사고를 매우 자연스럽게 접하도록 하는 교재이다. 1부(1~6장)까지는 외부성에 관한 저자의 이론이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는 공공재, 로그롤링(logrolling), 투표이론, 재산권, 외부성, 협상, 거래비용, 코즈의 이론 등이 친절하게 제시되고 있다. 나아가 2부(7~15장)에서는 이러한 외부성 이론을 토대로 구체적인 사례를 검토한다. 전통적인 비용?편익분석에서 배제해 온 금전적 효과를 살펴보며, 쾌적성, 개인의 보호, 지식 생산, 언론과 정보, 소득 재분배 등의 문제를 외부성 이론에 토대하여 재검토한다. 책 전반에 흐르는 일관된 추론 방식은 시장지상주의나 정부지상주의와 같은 선험적 원리에 의존하기보다는, 외부성이 개인과 집합체 중 어떤 방식에 의해 더 잘 해결되는지를 면밀히 비교해 나가는 방식을 따르고 있다. 한국의 경우 신공공관리, 신자유주의, 뉴 거버넌스 등의 관념의 확산으로 인해 이제 정부가 공공서비스의 우월한 배분자라는 관념이 상당히 희석되어 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당연히 더 나은 문제해결자일 것이라고 보는 미신 역시 아직도 마력을 지니고 있는 듯하다. 따라서 이 책은 특히 한국 ‘정부’를 연구 대상으로 해 온 해 전통적인 행정학자나 정치학자에게 정부의 당연한 역할이라고 확신되어 온 많은 문제들을 새롭게 검토할 것을 요청하는 점에서 불편함을 줄 수도 있는 책이다. 정부에 관한 연구들의 과학화와 적실화를 위해서는 공공선택론적 패러다임이 절실하다고 믿는 역자들로서는 그래서 더욱 권장하고 싶은 것이다. 저자인 털럭 교수는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제임스 뷰캐넌(James M. Buchanan) 교수와 더불어 공공선택론(public choice)의 초석을 이루었으며, 현재 조지 메이슨 대학교(George Mason University)에서 공공선택론을 가르치고 있다. 역자들이 먼저 느낀 원저의 아름다움이 독자들에게 더 선명히 전달되기를 갈망한다. 그리하여 이 글을 접하게 된 많은 독자들의 머리와 가슴 속에서 이 창의적 대가의 예지가 반추되기를 기대한다. 정부의 바람직한 범위에 대해 올바른 지식을 갖게 된 독자들은 개인적 감동에 머무르지 않고, 나아가 학문과 정책 현실에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바람직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것은 이 역서가 예상하는 또 다른 외부성이다. 이 한국판 출간에 각별한 기대를 보여 주고 있는, 역자들이 오랫동안 사사해 온 원저자 털럭 교수님께 감사드린다. 원저서의 저작권이 출판 당시 출판사로부터 다른 곳으로 변경되어 일이 많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명저의 학문적 가치를 확인하여 출판에 흔쾌히 나서 준 대영문화사의 임춘환 사장님과 임직원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 2005년 2월 김행범ㆍ황수연 한국어판 머리말 이 책을 쓸 당시에는, 경제학 분야의 정치적 상황은 오늘날과 다소 달랐다. 대단히 많은, 정말 아마도 과반수의 경제학자들이 정치적으로 극히 좌편향이었다. 그들은 경제의 사회화를 크게 지지했다. 이로 인해 ?사적 욕망과 공공 필요(Private Wants, Public Needs)?라는 이름의 책이 출판되었고, 그것은 실제적으로 좌파 경제학자들의 슬로건이 되었다. 그것은 필요가 단순한 욕망보다 우선되어야 하며, 따라서 더욱 많은 정부 활동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이 책 『사적 욕망과 공공 수단』을 쓰게 된 목적은 토론을 내가 정부의 정당한 범위라고 여기는 것으로 되돌리기 위한 것이었다. 우리 모두는 욕망을 지니고 있으며, 이 욕망들의 약간은 민간 시장에 의해 충족될 수 있지만, 다른 것들은 정부 활동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정부가 도로와 같은 것들에 대한 우리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활동들을 제공했다든가, 음식과 같은 것들에 대한 우리의 사적 욕망에 대비하는 민간 시장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은 옳지 않다. 따라서 정부와 민간 시장 둘 다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개인적으로 사적 욕망을 우선시해야 한다든가, 정부가 하는 일은 욕망보다는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암시하는 도덕적 원리가 있다는 말은 옳지 않다. 이 책이 나왔을 당시에는 이 책은 논쟁의 여지가 있었지만, 그 사이 경제학 분야는 바뀌었다. 오늘날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심지어 좌파의 경제학자들조차도, 이 책에 포함되어 있는 추론을 수용할 것이다. 나는 이러한 변화를 일으키는 데 이 책이 주요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그것이 사실이 아닐까봐 걱정이 된다. 이 책은 경제학의 건강을 증진시킨 많은 영향력들 가운데 대략 하나이다. 오늘날에는 이것은 급진적이기보다는 표준적인 접근의 한 예가 되었다. 2005년 2월 15일 고든 털럭
머리말 시장(市場)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사적 개인들로 구성되어 있으나 정부는 소위 공익(public interest)이라는 것에 관심을 기울인다고 생각하는 것이 인습적인 지혜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접근이 새로운 정부 이론에 의해 도전을 받게 되었다. 새로운 이론은 맨 처음 아서 피구(Arthur C. Pigou)와 폴 새뮤얼슨(Paul Samuelson)과 같은 경제학자들이 개발했는데, 이것은 단지 정치의 경제 이론(economic theory of politics)이라고 기술될 수 있는 것에 대한 토대가 되었다. 이 책을 쓴 목적은 정치에 관한 이러한 새로운 이론을 정교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 이론을 국가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관한 특별한 문제에 적용해 보자는 것이다. 사용되는 주된 분석적 도구는 외부성의 경제학(economics of externalities)이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어떤 사람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면, 우리는 그것이 그가 하고 싶어하는 일이고 그의 복지를 향상시킬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비슷하게, 여러 사람들이 어떤 일을 행하거나 그들 사이에 교환하기로 합의하는 것을 보게 된다면, 보통 그들 모두는 이익을 볼 것이라고-물론 그들의 행동이 모두 자발적이기 때문에-가정한다. 인간은 오직 자발적으로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이 우리의 통상적인 믿음이다. 경제학의 거대한 상부 구조는 이러한 자발적인 행동의 분석에 토대를 두어 왔다. 그러나 개인들의 행동이나 자발적인 합의를 관찰해 보면, 종종 행동하는 개인이나 합의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 이외의 어떤 사람이 그러한 행동이나 합의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곳에서 우리는 외부성(外部性, externality)을 가지게 된다. 1950년대 초기 새뮤얼슨의 기초적인 업적이 출간된 이래로,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외부성을 처리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로서 정부(government)의 존재를 정당화해 왔다. 이러한 정당화는 이 책의 두 가지 중요한 주제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그러나 정부 행동은 어떤 종류의 의사결정 과정을 필요로 한다. 그러한 의사결정 과정들은 극히 다양하다; 어느 경우에 그것은 단순히 “마오쩌둥(毛澤東)이 말한 대로 행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반면 어떤 법률 소송에서와 같이 그것은 무작위로 뽑은 12명의 개인들의 만장일치 투표로써 결정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의사결정 과정이 어떻든 그것은 불가피하게 적어도 어떤 사람에게 손해를 입힌다. 따라서 사적(私的)인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외부성을 끼칠지 모른다면, 정부 행동 또한 일정 개인들에게 손해를 입힌다. 정부 행동이 공동체의 적어도 약간의 구성원들에게 미치는 이러한 피해가 이 책의 두 번째 중요한 주제이다. 모든 것이 시장에 내맡겨졌을 때 외부성이 개인들에게 입힐지 모르는 피해와 정부의 의사결정 과정의 고유한 성격으로 말미암아 정부가 개인들에게 입힐지 모르는 피해는, 어떤 주어진 문제를 처리하고자 적절한 제도를 선택할 때에 고려해야 하는 두 가지 기본적인 요소이다. 우리는 항상 이 두 가지 불완전한 도구들의 구체적인 장점과 단점을 비교 형량(比較衡量)해야 한다. 이렇게 보면 이 책의 목적이 매우 혁명적인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말한 모든 것은 현대 후생 경제학자들에게는 아주 통례적인 것으로 여겨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알기로는 정부의 범위를 다룰 때 이 두 가지 원리가 지닌 함의(含意)를 체계적으로 개발하려는 어떠한 일반적인 노력도 아직까지 없었다. 이 책을 쓴 의도는 이러한 간격을 메우자는 것이다. 전문적인 후생 경제학자들은 의당 이 책이 지루하고 상상력이 부족한 것으로 여길지 모른다. 반면에 전통 정치학자들은 이 책을 다소 상궤(常軌)를 벗어난 것으로 간주하기 쉽다. 이 책은 그런 학자들의 전통적인 분석 도구들을 거의 이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의 설계도는 간단하다. 첫 장(章)에서 분석 도구들을 하나의 예를 가지고 서술한 후, 이들 두 가지 기법들에 대한 이론적 발전을 다소 자세히 고찰한다. 그 다음 제2부로 넘어가서 수많은 구체적 적용들에 관해 살펴보고, 마지막 장에서는 간단한 결론을 내린다. 이 책의 실질적인 탄생은 저자의 생각에서가 아니라 경제문제연구소(Institute of Economic Affairs)의 아서 셀던(Arthur Seldon)의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셀던에게 감사해야 할 부담은 그가 나의 초고를 에드워드 미션(Edward J. Mishan)에게 보여 주었다는 사실 때문에 더욱 커진다. 미션의 자세한 논평은 원고를 새로 다듬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나는 특별히 미션을 고맙게 생각하는데, 많은 문제들에 관해 그와 나는 다소 다른 접근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도의 전문적 능력을 지니고 있지만 저자와 철학적인 차이가 있는 논평가를 가지는 것은 이상적(理想的)이라 할 것이다. 비록 태도와 접근 방법에서의 차이들이 여전히 약간 남아 있긴 하지만, 미션의 논평들의 많은 부분은 최종 원고에서 수용했다. 나의 책들에 대해 통상 그렇듯이, 제임스 뷰캐넌(James M. Buchanan)은 원고를 읽고 많은 유익한 제안들을 해 주었다. 또한 다소 너저분한 복사판의 형태로, 이 책을 교재로 강요받은 나의 ‘경제학 417번’ 학급 수강생들에게도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 그들은 두 가지의 사소하지만 잠재적으로 당혹스러운 기술적 오류를 깨우쳐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논평들이 원고의 서술 수준을 높이는 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의 제목은 동료인 찰스 게츠(Charles Goetz)가 제안한 것이다. 내가 볼 때 이것은 훌륭한 책제목일 뿐만 아니라 정부에 관한 새로운 사고 방식을 아주 말끔하게 요약한 것 같다. 1970년 6월 버지니아 주 블랙스버그 버지니아 폴리테크닉대학 공공선택연구소에서 고든 털럭 씀
차 례 제1부 이 론 제1장 모기 퇴치 제2장 재산, 계약 및 국가 제3장 협 상 제4장 외부성과 기타 제5장 정부의 비용 제6장 개선책 제2부 실 제 제7장 단지 금전적인 제8장 쾌적성과 재산법 제9장 쾌적성과 행동 제10장 공유 자원 제11장 보 호 제12장 지식의 생산 제13장 언론과 정보 제14장 소득 재분배 제15장 후 기 역자약력 김행범 부산대학교 행정학과 졸 서울대학교 행정학 석사 및 박사 행정 고등고시 등 국가고시 위원 현재, 부산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행정학과 교수 “공공서비스의 공급권자 선정에 관한 Rent-seeking 비용에 관한 연구” “예산 지출 관료의 행동모형에 관한 공공선택론적 연구” 등의 논문 발표. 황수연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 서울대학교 행정학 석사 및 박사 행정 고등고시 등 국가고시 위원 미국 애리조나대학교 경제학과 교환 교수 미국 조지 메이슨 대학교 공공선택연구소 교환 교수 현재, 경성대학교 법정대학 행정학과 교수 『새 연방제론: 지방자치의 공공선택론』(고든 털럭 저) (형설출판사) 등 역서 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