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말 조선왕조는 유교 사상을 정치?행정의 지배적인 이념으로 채택하면서, 세계에서도 유례가 드문 500여 년간이나 되는 장구한 세월을 단일 왕조국가 체제를 유지하였다. 유교(儒敎) 또는 유학(儒學) 사상은 일반적으로 덕치(德治)주의와 예치(禮治)주의를 그 내용으로 하는 왕도 정치(王道政治) 사상을 기초로 하고 있으며, 민본(民本)주의와 위민(爲民)주의적 선정(善政)의 실현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왕도 정치는 정령(政令)이나 법에 의한 강제를 위주로 하는 패도(覇道) 정치보다는 원칙적으로는 윤리적 교화(敎化)를 통한 민(民)의 자발성(自發性) 내지 자율성을 존중하는 통치 이념이다. 조선 시대에 있어서 군주와 관료는 학문적인 지적 능력과 더불어 인격적인 덕성(德性)을 함양해야만 나라를 경륜(經綸)할 수 있다고 하는 수기치인(修己治人)의 정신과 실천을 유교에서는 가르쳤다. 그리하여 임금이라 하여도 경연(經筵)이라고 하는 제도적 과정을 통하여 치자(治者)로서의 자질 향상을 위한 학문적 노력과 인격 함양을 위한 계속적인 수양이 군주의 당연한 책무라고 여겨졌던 것이다. 만약 학문적 소양과 도덕적 자질을 갖추지 못한 임금의 경우는 정치?행정의 최고의 수장(首長)으로서 정당한 권위와 존경을 인정받지 못하여 통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반정(反正)으로 왕위에서 축출을 당하는 경우까지도 있었다. 오늘날 현대 사회의 과도한 개인주의와 이기주의 풍조로 사회적 혼란이 가중되어 갈수록, 또한 일부 공직자들의 책임 의식과 도덕적 해이(解弛)가 심각하여, 국민들이 실망하는경우가 많을수록, 옛 성현(聖賢)들의 경세 사상과 행적, 그리고 문무지략(文武智略) 등의 역사적 교훈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필요가 절실해진다. 조선 시대 유학자요 성리학자였던 퇴계와 율곡의 성리학 사상에 관해서는 적지 않은 연구들이 있었으나, 특히 정치?행정학적 연구는 소수 학자들의 단편적인 논문에 한정되어 있어,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접근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었다. 이충무공의 경우도 많은 연구와 글들이 있으나, 특히 책임의 문제와 통제 전략을 주제로하여 연구한 예는 매우 희소하다. 이러한 필요성과 실정은 필자가 지난 20여 년간 기회 있을 때마다 작성하여 학술지 등에 발표했던 몇 편의 논문들과 경세 이념의 진수(眞髓)를 느낄 수 있는 상소문(上疏文) 등을한데 모아 책으로 엮어 보고자 하는 계기가 되었다. 책으로 만들면서 이들 논문들이 주로 전문가들을 상대로 했던 경우와는 달리, 가급적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부분적으로 수정하거나, 다소 난해한 부분과 한자의 원문(原文) 등은 하나 하나 풀어 설명하였음을 밝혀 둔다. 동일한 사상이나 이념이라도, 수용하는 사람에 따라서 그 적용이나 응용은 매우 다를 수가 있다. 유교적 이념과 도덕을 국가의 근대화 작업에 성공적으로 반영한 예로서, 일본의 메이지(明治) 시대와 최근에는 이광요(李光耀) 수상이 이끌었던 싱가포르가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조선에서는 왕조 말엽, 60년 이상의 장기간에 걸친 세도(勢道) 정치로 국력이 이미 쇠잔해진 상황에서, 때때로 집권층에 의한 국력 신장의 시도가 있었고, 개화파의 근대화를 향한 노력이 있었으나 모두 역부족이었고, 나라는 기울어져 갔다. 이와 같은 역사적 사실들은 우리들로 하여금, 어떠한 사상이나 이념도 국가의 지배층에 있는 사람들이 그 시대에 어떻게 바람직하게 활용하며, 발전적으로 응용할 수 있느냐에 따라서 진정한 가치를 갖게 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그러므로 현대에도 유의할 점은 전통적 선정(善政)의 이상(理想)이나 현대의 이념도 참된 가치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이념적 목표의 실현을 위한 정책 및 제도적인 장치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있어야 하며, 수립된 정책의 추진이나 제도의 운영은 항상 위민(爲民)의 이상(理想)과 민주의 이념에 합치되는 방향으로 계속 내실 있게 운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각 편(篇)으로 나누어 수록되는 논문이나 상소문들은 유학 사상이나 주로 조선 시대에 주장되었던 선현들의 사상 및 행적(行蹟), 그리고 정책과 제도에 관한 내용들이다. 이러한 내용들을 통하여 일반 대학생 및 대학원생, 공직자, 그리고 관심 있는 모든 분들에게 우리 전통의 소중한 정치?행정 문화를 음미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함이 책을 펴내는 주된 목적 의 하나이다. 또한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에 정치와 행정이 추구해야 할 진정한 가치는 무엇이며, 그 실현을 위한 노력은 어떠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독자들의 시각(視角) 형성과 공직자의 책임 의식 형성에 다소나마 보탬이 된다면 그만한 다행이 없을 것이다. 이 책이 출간되기까지 여러 사람들이 수고하였다. 이러한 노고에 동참해 준 극동정보대학의 이장희 교수, 청주대 박사 과정을 수료한 정상완 선생, 그리고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틈나는 대 로 교정을 도와 준 이승기 선생과 연구실에서 같이 생활하면서 한남대 석사 과정에 재학중인 박상록 군 등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한다. 끝으로 시간적으로 충분하지 않은 일정에서도,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책의 편집과 인쇄 등의 과정에서 적극 협력해 주신 대영문화사 임춘환 사장님과 임직원 여러분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001년 11월 이 광 종 차 례
제1편 유학(儒學) 사상과 정치?행정 발전 Ⅰ. 서언 Ⅱ. 주요 개념의 정의 및 유학의 전개 과정 1. 주요 개념의 정의 2. 유학의 변천 Ⅲ. 유학 사상 및 이념과 정치?행정 발전의 인과 모형 Ⅳ. 유학 사상 체계 1. 선진(先秦)의 유학 2. 주자학(朱子學, 性理學) Ⅴ. 유학 사상의 근대적 요소 1. 능력과 교육의 중시 2. 대동 사회(大同社會) 3. 민본주의 및 애민 사상 4. 맹자의 혁명 사상 5. 합리주의 및 개혁 사상 Ⅵ. 유학적 가치관의 분석과 발전적 응용 1. 때를 보는 관점(時觀) 2. 인간관 3. 사회 및 가치관 4. 유교적 수양관 및 현실 참여 의식 Ⅶ. 결 론
제2편 퇴계의 경세(經世) 사상과 관료의 선정(善政) 책임 Ⅰ. 서 언 Ⅱ. 퇴계의 도학적 경세론(道學的 經世論) 1. 민본적 왕도 정치 2. 인애(仁愛)의 정치?행정 3. 인(仁)의 단계적 실천 4. 현대적 의의 Ⅲ. 관료의 궁리(窮理)와 거경(居敬) 1. 궁리(格物致知)를 통한 인식 능력 향상의 중요성 2. 거경(居敬)을 통한 덕성(德性)의 함양 Ⅳ. 도학적 선정 지향의 통제 및 윤리적 책임의 예시 1. 군주의 관료에 대한 통제 및 군주의 자기 통제 2. 도학 이념 실현의 윤리적 책임의 예와 천(天)의 경계 Ⅴ. 결 론 1. 요약 및 선정 책임의 윤리적 지침 관료 생활과 출처(진퇴)로 표출된 책임 인식과 청렴성
제3편 퇴계의 무진(戊辰) 육조소(六條疏) Ⅰ. 인(仁)?효(孝)의 도리 Ⅱ. 참언을 멀리하고 삼궁(三宮)이 화락(和樂)하는 일 Ⅲ. 지(知)와 덕(德)은 정치의 근본 Ⅳ. 도술(道術)을 밝혀 군덕(君德)을 이루는 일 Ⅴ. 복심(腹心)과 이목(耳目)의 바른 활용 Ⅵ. 수양과 반성 그리고 천(天)의 총애
제4편 율곡의 경세 사상과 관료의 행정 책임 Ⅰ. 서 언 Ⅱ. 율곡 경세 사상의 시대적 배경 Ⅲ. 유교의 덕치?예치와 도학의 지치(至治) 이념 1. 덕치(德治)와 예치(禮治) 2. 도학 정치?행정: 지치주의(至治主義) Ⅳ. 율곡의 수기론(修己論)과 관료의 책임 의식 1. 궁리하는 근본으로서의 수렴(收斂)?거경(居敬) 2. 치지(致知)하기 위한 궁리(窮理) 3. 수기치인의 근본이 되는 성실 4. 인심(人心)과 도심(道心) Ⅴ. 율곡의 개혁론?무실론과 관료의 역행 책임 1. 개혁론(改革論) 2. 무실론(務實論) Ⅵ. 율곡의 안민?교민론과 관료의 공효(功效) 책임 1. 안민론(安民論) 2. 교민론(敎民論) Ⅶ. 결 론 | 제5편 율곡의 진시폐소(陣時弊疏) Ⅰ. 율곡의 우국충정(憂國衷情) Ⅱ. 오늘의 사회적 폐단 1. 풍속의 쇠퇴와 인심의 야박 2. 관료들의 기강의 해이 3. 유언비어에 의한 정사(政事)의 혼란 4. 오랜 폐단으로 인한 민생의 궁핍 Ⅲ. 군주의 지덕(知德) 함양과 혁폐(革弊)에 의한 바른 치세 Ⅳ. 도학적 책임 정치와 개혁의 시급성 1. 도학의 중시 2. 책임 행정을 위한 인재의 활용 3. 개혁의 시급성(時急性) Ⅴ. 전통의 계승?확충과 치자(治者)의 정성 Ⅵ. 부류(部類)를 불문한 뛰어난 인재의 등용 Ⅶ. 우선적 개혁 사안 1. 공안을 개혁하는 일 2. 관원의 감소 3. 감사의 임기 연장 Ⅷ. 인정(仁政) 구현의 전망
제6편 이순신의 책임 사상과 승전(勝戰)?통제 전략 Ⅰ. 서 언 Ⅱ. 관료 역할 책임의 혁신과 경세 이념의 실현 1. 문무 능력의 함양과 출사(出仕) 2. 정도(正道)?공도(公道)에의 의지와 시련 3. 능동적?창조적 역할의 실현 4. 양민(養民)과 구민(救民)의 정책 실현 Ⅲ. 전쟁 대비의 사전적 계획 및 통제 1. 전라 좌수사의 왜란 예견 및 거북선 제작 2. 수전(水戰)과 육전(陸戰)의 병행 중요성 3. 신속한 통보와 사변에 대응한 엄한 대비?통제 4. 부원(赴援)의 출전과 전황(戰況) 정보의 중시 5. 일무거전(一無拒戰)의 상태와 합력(合力) 출병의 계획 6. 한 번 죽음을 기약한 토적(討賊)의 결의 Ⅳ. 연전 전승의 지휘?통제 전략 1. 옥포 승첩(玉浦勝捷)의 주요 전략 2. 당포 승첩(唐浦勝捷)의 주요 전략 3. 한산도 대첩의 주요 전략 4. 부산 승첩(釜山勝捷)의 주요 전략 5. 명량대첩(鳴梁大捷)의 주요 전략 Ⅴ. 결 론/207
제7편 조선 시대 관료의 왕권 견제 기능 Ⅰ. 서 언 Ⅱ. 정책 결정 과정의 기본 구조와 변천 개요 1. 기본 구조 2. 변천 개요 Ⅲ. 의정부와 대간에 의한 왕권 견제 기능 1. 의정부의 권한 및 견제 기능 2. 대간의 임무와 견제 기능 Ⅳ. 시사?경연 및 상소에 의한 왕권 견제 1. 시사(視事) 2. 경연(經筵) 3. 상소(上疏) Ⅴ. 결 론
제8편 조선 시대 왕권(王權)에 의한 신권(臣權) 통제 Ⅰ. 조선 시대의 통치 체제의 특징/231 1. 중앙 집권적 관인(官人) 지배 체제/231 2. 동반(東班)?서반(西班)의 구품관(九品官) 제도/232 3. 왕권과 신권의 상호 견제/233 Ⅱ. 과거 제도/235 1. 시험의 종류 및 응시 자격/235 2. 선발 인원 수/237 Ⅲ. 암행어사 제도/239 Ⅳ. 상피 제도/242 Ⅴ. 수전 제도/245 Ⅵ. 결 론 /247 1. 신권 견제의 실효성/247 2. 신권 견제의 한계/248 3. 상호 견제에 관한 몇 가지 유의할 점/250 부록: 조선 시대 중앙정부 조직/252 |
저자약력 이광종(李光鍾)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 졸업(행정학사)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졸업(행정학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행정학과 졸업(행정학 박사) 미국 Southern Ilinois University 객원교수 관악행정학회 회장 5급공무원 임용시험 출제 위원 한국행정학회 충북지회 회장 한국행정학회 이사 한국학술진흥재단 논문 심사위원 법무부 대전지방교정청 행정 심판위원 청주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 청주대학교 행정?산업?경영?교육대학원장 청주대학교 대학원장 현 청주대학교 행정학과 및 행정대학원 교수 서울행정학회 고문 한국행정사학회 회장 저서 및 논문 객관식 행정학(한신출판사, 1978) 행정과 가치(공저; 법문사, 1988) 행정책임론(대영문화사, 1998) “한국 관료의 행정책임과 통제에 관한 연구” “행정책임 논의의 사적 배경에 관한 연구” “행정책임의 성질과 기준” 외 논문 다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