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말 사회과학자들은 이론을 통해서 사회 현상의 특성을 서술하고 또 그것이 그와 같은 특성을 지닌 현상으로 존재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이와 같은 점에서 이론적 지식은 사회 현상을 이해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지적 자원을 제공한다. 반면에, 사회과학에서 연구의 주된 기능은 기존의 이론적 지식에 대한 비판적인 성찰과 검토를 통해서 좀더 향상된 지식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적 자원으로서 이론과 연구 방법이 사회과학의 연구활동에서 수행하는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회과학의 경우에, 자연과학에서와는 달리, 사회 현상을 연구하는 데 어떤 종류의 이론적인 관점이나 연구방법들이 적용되는 것이 가장 타당하고 또 생산적일 수 있는지에 관하여 학자들의 견해는 크게 엇갈리고 있는 실정이다. 다시 말해서, 이론의 선택이나 연구방법의 선택과 관련하여 어떤 공통적인 기준을 설정하는 데 학자들간에는 합의된 의견이 형성되어 있지 않으며, 오히려 많은 이견(異見)들이 서로 대립되어 왔다. 물론 자연과학의 영역에도 이론이나 연구방법의 선택을 둘러싸고 학자들 사이에는 견해의 차이가 나타나는 것은 흔히 목격되는 현상이다. 그러나, 사회과학자들 사이에서 이론이나 연구방법의 선택을 둘러싸고 나타나는 의견의 대립에는 훨씬 근본적인 문제가 개입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론이나 방법의 선택에서 나타나는 견해의 차이는 이른바 ‘방법론적’ 지향을 달리하는 데서 연유하는, 즉 어떤 구체화된 이론으로부터 제기될 수 있는 구체적이고도 특수한 문제보다는 사회현상의 본질이라든지 인간 행위의 본질, 그리고 사회과학에서 과학적 지식을 획득하려는 학문적인 목표 등과 같이 더욱 일반적이고도 근원적인 문제를 둘러싸고 학자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견해의 차이가 곧 이론이나 연구방법의 선택을 위한 어떤 합의된 기준을 도출해 내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야기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 현상의 본질이라든지 인간 행위의 본질, 그리고 사회과학이 추구하는 지식의 기본적인 성격과 같은 문제는 사회과학이 어떤 종류의 현상을 대상으로, 또 어떤 종류의 지식을 추구하는 학문 영역인가를 규정짓는 데 우선적으로 해명을 요하는 문젯거리가 되어온 사항들이다. 이 책은 이와 같이 기본적이고도 철학적인 문제들을 중심으로 사회과학자들과 과학철학자들 사이에 전개되어온 논의의 내용들을 소개 내지는 해설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씌어졌다. 인생이 지닌 철학적인 의미의 성찰은 생활하는 가운데 대개의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가지는 관심사는 아니다. 마찬가지로 위에서 지적된 바와 같은 근본적이고도 다분히 철학적인 문제들에 대한 분석과 고찰 역시 사회과학자들이 연구 현장에서 일상적으로 다루고 있는 관심거리는 아니다. 그리고 철학이 없이도 인생을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듯이, 훌륭한 사회과학적 연구를 위해서 방법론적인 문제들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회 현상을 연구하는 데는 여러 가능한 접근의 시각과 방법들이 있고, 또 그 각각의 것마다 나름대로의 논리와 한계들이 있음을 이해한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우선 다음과 같은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 것으로 여겨진다. 그것은 특정의 이론적 지향이나 연구 방법을 다른 것들과 비교해서 바라볼 수 있는 좀더 확대된 시야와 함께, 평소에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기본적 가정들 그 자체의 상대적 타당성이나 취약성에 대한 좀더 공평하고도 세련된 분석의 시각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 책이 이와 같은 점에서 사회과학도들에게 조금이나마 기여하게 되기를 바란다. 이 책이 바로 내가 바라는 면에서 다소나마 기여할 수 있다면, 이 책의 완성을 위해 내가 빚진 몇 사람의 도움에 대해서 여기에서 밝혀두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이 책의 셋째 장에서 다섯째 장까지 3장은 1994년 8월부터 그 이듬해 2월에 걸쳐 미국 아이오와대학교 아세아 및 태평양연구소(CAPS)에 교환 교수로 가 있는 동안에 쓴 것이다. 교환 교수로서 초빙에서 시작하여, 내가 더 바라기 어려운 평온함을 느끼며 이 책의 집필에 몰두할 수 있었던 좋은 연구환경을 향유할 수 있었던 것은 아이오와대학교의 김재온 교수님의 도움이 없이는 가능치 않은 일이었다. 이 기회를 빌어 깊은 감사를 드린다. 또한, 그 곳에 가 있는 동안 바쁜 가운데서도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베풀어 주었던 김상욱 군 내외와 CAPS의 페기 픽 서튼(Peggy Pick-Sutton)에게도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사를 전한다. 이 책을 처음 쓰기 시작해서 출판에 이르기까지에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많은 기간이 소요되었다. 대영문화사의 임춘환 사장님께 이제 비로소 그간의 격려와, 그리고 무엇보다도 필자의 느린 진척에 이해와 인내를 보여 주신 데 대해 감사를 드린다. 1996년 2월 20일 정 창 수 차 례 제1장 과학적 지식의 기본적 성격과 사회과학 서론 과학적 지식의 구조와 기능 과학적 지식의 타당성의 근거 - 귀납주의 - 포퍼의 반증주의 - 쿤의 상대주의 - 라카토쉬의 도구주의적 합리주의 과학적 지식에서의 발전의 양태 과학적 지식의 본질과 사회과학의 성격
제2장 사회과학에서 방법론적 쟁점의 사회학사적 배경 서론 오귀스트 콩트으 연구 프로그램 뒤르켐의 사회적 사실주의와 경험주의적 방법론 베버의 방법론 독일 사회학의 실증주의 논쟁 미국 사회학에서의 방법론 논의 결론 : 방법론 논의의 전망
제3장 ‘해석적 이해’의 방법과 사회과학 서론 베버의 해석적 이해의 사회학 - 사회적 행위의 본질과 해석적 이해 해석적 이해의 방법에 대한 실증주의적 시각의 비판 해석적 이해의 방법의 옹호를 위한 반론들 알프레드 슈츠 : 현상학적인 관점에서 본 해석적 이해의 방법 윈치 : ‘철학적 탐구’의 대상으로서의 인간 행위의 본질 결론 : 최근의 동향
제4장 사회적 사실주의와 심리학적 환원주의 서론 뒤르켐과 ‘사회적 사실주의’ 조지 호만스와 심리학적 환원주의 사회적 사실주의와 방법론적 개체주의 : 주장과 반론들 결론 : 기든스의 이론을 중심으로 살펴본 최근의 동향
제5장 기능주의와 인과적 분석 서론 이론으로서의 기능주의와 그 방법론적 함의 : 초기 기능주의와 파슨즈의 기능주의 이론 방법론적 기능주의 기능적인 설명의 논리적 구조 과학철학적인 관점에서 본 진단과 처방들 결론
제6장 사회과학과 가치중립성 서론 사회과학에서 가치중립성의 문제 베버 : 가치중립성, 가치유관성 및 가치에 관한 논리적 및 경험적인 분석의 유용성과 한계 베버의 가치 중립성의 입장에 대한 비판과 비판에 대한 반론들 객관주의적 가치이론의 입장에서 본 가치중립적 사회과학의 문제점들 상대주의적 가치이론의 관점에서 본 비판과 반론들 가치중립성의 입장을 위한 반론들 과학적 연구의 가치중립성 결론 저자약력 정창수(鄭昌秀) 고려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미국 오클라호마 센트럴 주립대학교 졸업(BA, 사회학)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학교(MA, 사회학)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학교(Ph, D, 사회학)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 교수(1979년~현재) 저서 및 논문 『한국사회과학론』(공저), 『패러다임』(번역), 『한국사회론』(편저), “역경의 사회학적 해석”(논문), “토마스 쿤의 이론과 사회학의 현실”(논문), “사회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본 사칠논변의 의의와 문제점”(논문), “한국에 있어서 종교 인구 분포의 지역간 차이에 관한 사회학적인 연구”(논문) 외 다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