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말 세기의 전환 과정에서 화두 중의 하나는 ‘문화의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이었다. 새뮤얼 헌팅턴이 『문화가 중요하다』는 책을 통해 문화가 경제 발전과 민주적 정치제도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주장을 펴면서 문화 논쟁이 가속되었고 사회과학계에서도 문화가 지역 발전과 어떻게 연계될 수 있는가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많은 자치단체장들이 문화가 지역을 잘살게 할 수 있다는 구호에 매료되어 수많은 문화행사를 개최하고 도시마다 경쟁적으로 문화도시 발전전략을 내세우면서 한때 문화행정이 학문적 붐을 형성했던 적도 있다. 문화가 배부른 사람들의 소일거리에서 일약 지역 발전전략으로 부상한 것이다. 문화나 예술이 지역을 잘살게 하고 지역민의 삶의 질도 높일 수 있다면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매력적인 정책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문화도시를 주창하는 도시는 많아도 문화도시 전략으로 잘살게 됐다는 지역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문화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고 또 포기할 수도 없다. 물론 문화는 그 자체만으로도 사회의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것이지만 문화의 지역 발전 효과에 대해서도 아직은 포기하기에 이르다. 돌이켜보면, 세계화가 주창되던 초기 많은 학자들이 세계화의 진전에 따라 국가 간의 경계가 없어지고 지구촌으로의 통합을 예견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세계화 시대 국가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그리고 세계화 속에서 다양한 인터넷 매체를 통한 획일적 문화의 확산과 전파로 인해 국가나 지역의 문화적 다양성도 유지하기 어렵게 되어가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문화적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이 국가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다. 세계화된 시장 속에서 문화가 가미되지 않은 상품은 싸구려 저가품으로 외면 받고 만다. 기술이 표준화될수록 디자인이 경쟁력이고 그 디자인은 바로 문화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국가의 브랜드가 바로 그 나라에서 생산되는 상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문화적 획일화를 요구하는 세계화가 진전될수록 다른 것이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것은 아이러니지만 그것은 동시에 다름을 유지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다름을 유지하는 것은 우리의 정체성을 지켜내는 것인 동시에 우리의 가치와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다름을 지켜내기 위해 고유문화만을 끌어안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고유문화를 세계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재해석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고유문화가 세계의 보편문화와 맞닿아 있어야 문화적 콘텐츠가 생성되고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20세기 후반부가 지방자치단체들이 주도하는 지역 간 문화경쟁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국가 간 문화경쟁의 시대이다. 지역 간 문화경쟁에서는 문화가 지역으로 사람을 모으는 수단으로서 의미를 가졌다면, 이제 국가 간 문화경쟁에서는 문화가 곧바로 산업과 연계되는 ‘산업의 문화화, 문화의 산업화’가 핵심이다. 국가 간 문화경쟁이라고 해서 지역문화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지역문화를 통해 문화적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이 국가적 어젠다 수준으로 격상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간 지방자치단체의 문화도시 발전전략이 효과를 거두지 못했던 것도 바로 그것이 산업이나 상품과 연계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화행사나 이벤트를 통해 문화도시를 만들면 지역 발전이 될 것이라고 너무나 쉽게 생각했던 것을 반성하는 동시에 이제 다시 문화를 통해 어떻게 지역 발전과 국가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그러한 반성과 성찰은 그동안 추진해 왔던 문화정책과 문화행정에 대해 다시금 냉정하게 돌아보고 향후 우리가 어떠한 정책과 행정을 추진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 책의 내용은 대체로 다음의 다섯 가지 주제 의식을 담고 있다. 첫째, 왜 문화인가. 문화가 지역 발전과 국가 발전을 꿈꾸는 이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1장의 문화정책과 행정의 개념과 연구 영역을 비롯해 2장의 접근 방법을 통해 연구를 시작한 다음, 3장의 문화 시대의 등장과 문화의 대중화를 통해 이 시대 문화정책과 행정이 주는 함의를 생각해 본다. 둘째, 문화에 대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 이를 위해 4장에서는 문화예술에 대한 정부 지원의 배경과 논쟁을 살펴보고, 5장에서는 지역문화가 어떻게 지역 발전으로 연계되는지, 6장에서는 중앙과 지방정부 간 문화정책의 관계를 살펴본다. 셋째, 문화와 경제 간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이를 위해 7장에서 문화와 경제의 관계를 가장 극명하게 반영하는 문화산업을 살펴보고, 8장에서는 문화재정 문제를 다룬다. 넷째, 기존의 문화정책을 넘어서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최근 기존의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과 육성 중심의 정책을 넘어서는 대안으로 거론되는 창조도시론과 다문화정책론을 9장과 10장에서 살펴본다. 다섯째, 향후 문화정책의 발전 과제로서 ‘문화의 행정화, 행정의 문화화’를 어떻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인가. 먼저 11장에서 선진국 문화정책과 행정의 특성과 시사점을 살펴보고, 12장에서는 우리의 문화정책과 행정의 발달과정 및 현황을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13장에서 향후 발전 방향을 검토한다. 필자는 문화정책과 문화행정에 대한 관심을 일찍부터 갖고 있었지만 학문적 역량이 부족하여 저서를 낸다는 일에 두려움이 컸다. 그러나 전남도청에서 4년을 파견 근무하는 동안 지역 실정을 지켜보고 행정 현장을 체험하면서 지역 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추진되는 각종의 문화정책들이 진심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감히 저서 발간이라는 용기를 내게 하는 힘이 됐다. 저서의 제목에서부터 문화정책과 문화행정을 구분하지 않고 망라하고 있는 것은 행정 현장에서 그것이 구태여 구분되지 않을 뿐 아니라 문화정책이 성과를 거두자면 그것을 집행하는 문화행정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넓게 보면 문화행정의 영역에는 어차피 문화정책까지 포함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미흡한 점은 오직 저자에게 그 책임이 있음을 밝히면서, 흔쾌히 발간을 맡아 주신 대영문화사 임춘환 사장님께 감사드린다. 2011년 1월 박혜자 차 례 제1장 문화정책과 행정의 개념 및 영역 15 제1절 개 념 15 1. 문화/15 2. 문화정책과 문화행정/19 제2절 연구 영역 23 제3절 목표와 필요성 26 제2장 문화정책 연구의 접근 방법 29 제1절 정책과정론적 접근 방법 29 제2절 경제학적 접근 방법 31 제3절 경영학적 접근 방법 33 제4절 사회학적 접근 방법 33 제5절 행정학적 접근 방법 34 제3장 문화 시대의 등장과 문화의 대중화 36 제1절 문화 시대의 등장 배경 36 1. 양적 경쟁에서 질적 경쟁으로의 전환/36 2. 지방화 시대 지역문화의 발달/37 3. 지식사회의 등장/38 제2절 문화정책의 변화 추세와 그 배경 39 제3절 문화의 대중화 42 1. 대중문화의 등장/42 2. 대중문화의 특성/43 제4장 문화예술과 정부 지원 47 제1절 정부 개입의 배경 47 제2절 국가의 문화 개입에 대한 찬반 논리 51 1. 정부 지원 찬성 논리/52 2. 정부 지원 반대 논리/55 제3절 정부 지원의 유형 56 1. 정부의 역할모형/58 2. 정부 역할 선택의 결정 요인/60 제5장 지역문화정책 63 제1절 지역문화정책의 등장 63 1. 지역문화정책의 대두 배경/63 2. 지역문화정책의 영역/66 제2절 지역문화정책의 특성 68 1. 문화의 중앙성과 지역성/68 2. 문화의 지역 간 격차/69 제3절 지역문화와 지역 발전 71 1. 문화자치/71 2. 지역활성화 효과/73 제4절 문제점과 개선 방안 75 1. 지역문화정책의 문제점/75 2. 개선 방안/79 제6장 문화정책의 정부간 관계 82 제1절 중앙-지방 간 관계의 변화 82 제2절 정부간 관계 모형 83 1. 일반론적 정부간 관계모형/83 2. 문화정책의 정부간 관계모형/89 제3절 정부간 기능 배분의 원칙과 실태 93 1. 기능배분 원칙/93 2. 기능 배분 실태/97 제4절 향후 정부간 기능 배분의 방향 101 제7장 문화산업 104 제1절 문화와 경제 104 1. 문화경제학의 등장/104 2. 문화경제학 이론/106 3. 문화와 경제의 관계/107 제2절 문화산업의 개념과 특성 109 1. 문화산업의 개념/109 2. 문화산업의 영역/111 3. 문화산업의 특성/114 제3절 문화산업의 의의 및 기대 효과 118 1. 산업적 의의/118 2. 지역 발전 효과/119 3. 문화산업단지/120 제4절 국내외 문화산업 실태 122 1. 외국의 문화산업 실태/122 2. 국내의 문화산업 실태/125 3. 지방의 문화산업 실태/130 제5절 문화산업의 육성 방향 133 제8장 문화재정 137 제1절 정부의 문화재정 137 1. 중앙정부의 문화예산/137 2. 지방정부의 문화예산/141 제2절 문예진흥기금 145 1. 목적과 필요성/145 2. 특성/146 3. 기금 조성과 지원/149 제3절 기타 기금 및 공공재원 151 제4절 민간지원금 153 1. 문화예술과 기업의 관계/154 2. 기업 메세나 활동/157 3. 민간 지원의 활성화 방안/162 제5절 미국의 문화재정 164 1. 공공 지원/164 2. 민간 지원/167 제6절 문화재정의 개선 방안 169 1. 정부재정의 문제점 및 개선 방안/169 2. 지원 방식의 개선 방안/171 제9장 창조도시론 174 제1절 창조도시의 등장 배경 174 제2절 창조계급과 창조산업 177 제3절 한국의 창조도시와 그 특성 181 제4절 창조도시 발전 방안 185 1. 도시의 다양성과 관용성 제고/185 2. 도시 내외의 네트워크화 및 파트너십 형성/186 3. 지역적 정체성 강화 및 브랜드화/186 4. 창조적 공간 조성/187 5. 문화 인프라 구축/188 6. 기술적 창조성 지원 시스템 구축/188 제10장 다문화정책론 190 제1절 세계화 시대의 문화 이동 190 제2절 다문화정책의 개념과 유형 192 제3절 다문화정책 현황과 문제점 196 제4절 다문화사회 문화정책의 방향 198 1. 문화적 다양성의 존중/198 2. 문화적 기본권의 확대/199 3. 국가적 의제화/202 제11장 외국 문화행정과 그 시사점 204 제1절 외국의 문화행정 204 1. 프랑스/204 2. 영국/210 3. 미국/216 4. 일본/219 5. 독일/224 6. 캐나다/228 제2절 문화행정의 시사점 232 1. 지원 영역의 다변화/232 2. 경제적?복지적 접근 강화/233 3. 문화행정의 분권화/234 4. 준정부조직의 역할 확대/235 5. 종합행정화/235 제12장 한국 문화행정의 발달 및 기능 변화 237 제1절 발달 과정 237 1. 정책 빈곤기(1960년 이전)/238 2. 정책 발아기(1961~70년)/240 3. 기반 조성기(1971~80년)/243 4. 정부 주도 발전기(1981~90년)/246 5. 지역 분산기(1991~2000년)/250 6. 산업화 추진기(2000년 이후)/252 제2절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직과 기능 257 제3절 문화재청의 조직과 기능 260 제4절 지방 문화행정 조직 264 1. 지방 문화행정의 변화/264 2. 조직의 특성/266 제13장 문화정책과 행정의 발전 방향 269 제1절 중앙과 지방의 역할 분담 시스템 구축 269 제2절 정보화와 문화화의 조화 272 제3절 종합적 문화정책의 지향 273 1. 문화와 교육의 관계 강화/274 2. 문화와 경제의 관계 강화/274 3. 예술경영의 중시/275 4. 광의의 종합적 문화정책 수립/276 제4절 문화행정 체계의 전환 277 1. 수평적,개방적 조직 체계로의 전환/277 2. 사전적,선도적 조직화/277 3. 기획 조정 기능 강화/278 4. 행정조직 문화의 전환/279 제5절 행정의 문화화 279 저자약력 박혜자(朴惠子) <약력>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학사)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졸업(석사) 미국 오리건대학교 대학원, Planning, Public Policy, and Management학과졸업(석사)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 도시행정학과 졸업(박사) 미국 델라웨어대학교 방문교수 전라남도 복지여성국장(역임) 호남대학교 인문사회과학대 학장(역임) 지방이양추진위원회,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실무위원(역임) 한국거버넌스학회 회장(역임) 광주기독교방송 시사매거진 진행(역임) 현재 호남대학교 경찰법행정학부 교수(지방 및 도시행정 전공) |